ETC2009. 5. 22. 11:45
◆미술품 투자◆

미술품 투자시장이 한겨울을 지나 봄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끊겼던 거래도 뉴욕, 싱가포르, 런던을 중심으로 급속히 살아나고 있다. 피카소, 고갱, 샤갈과 같은 걸작품들이야 가격에 큰 변동이 없지만 현대미술 걸작품들은 시세가 평균 20% 정도 하락한 상태다. 중국 화가들의 작품도 크게는 25%가량 내렸다.

세계 최대 화상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페라갤러리 창시자 질 디앙(Gilles Dyan) 오페라 갤러리 글로벌 회장을 서울 청담동 오페라갤러리코리아 전시장에서 만나 미술품 시장의 동향에 대해 들어봤다.

오페라 갤러리는 싱가포르, 파리, 뉴욕, 마이애미, 홍콩, 런던, 베니스 등 전 세계 11개국에 지점을 둔 글로벌 갤러리로 뛰어난 미술품을 발굴해 전시 판매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고품질 서비스와 미술품 투자에 대한 컨설팅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도 모나코, 두바이, 제네바 세 곳에 새롭게 진출했다.

오페라 갤러리는 2007년 9월 한국에도 합작법인인 오페라 갤러리 코리아(회장 권기찬)를 설립해 값비싼 여행비를 치르고 외국으로 나가거나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명작들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오페라 갤러리를 서울에 들여온 권기찬 회장은 겐조, 아이그너 등 유명 명품 브랜드 수입업체인 웨어펀인터내셔널 CEO로 널리 알려진 미술애호가다.

오페라 갤러리는 글로벌 미술품 거래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 세계 지점 어디에서나 동일한 값에 미술품을 거래하고 중개해줌으로써 미술품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의 오페라 갤러리는 한국의 장래성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등용문 구실을 하고 있다.

디앙 회장은 현재의 미술품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현대미술의 대작들도 평균 20% 정도 가격이 떨어졌고 거래량도 약 30% 줄었다"며 "1년 내지 1년 반 뒤에는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몇몇 중국 작가들의 작품이 크게는 25%까지 하락했다"며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소개된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투자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들 작가는 중국 미술을 국제화ㆍ현대화했다는 측면에서 세계 미술품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수집가들이 중국 미술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물고기
1983 앤디 워홀 作
디앙 회장은 "현재는 거래가 줄어 중국 미술품들의 가격이 하락한 상태지만 경제위기가 완화되면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앙 회장은 젊은 기대주들의 작품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가격이 수직 상승해 높은 투자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앙 회장은 "젊은 기대주들의 작품 값은 아직 저렴하기 때문에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다만 갑작스럽게 인기와 명성을 얻어 작품값이 급등한 작가의 작품은 구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금씩 꾸준하게 작품 가격이 조절되는 작품이 컬렉터뿐만 아니라 길게 호흡해야 하는 작가에게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디앙 회장은 한국 미술품의 경우 버블이 특히 많았다며 지금은 버블이 꺼져 한국 미술품을 구입할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샤갈, 미로, 피카소, 르누아르와 같은 세계적 명작들은 최근 경제위기로 어떤 영향을 받고 있을까.

디앙 회장은 "경제위기일수록 소위 마스터피스라고 하는 고전 명작들이 그 가치를 발휘한다"며 "전혀 가격이 떨어지지 않거나 최대 20% 정도 하락했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설명했다.

샤갈, 미로, 피카소의 작품은 전 세계 사람 모두 알고 진귀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가치를 발휘한다는 게 디앙 회장의 분석이다. 디앙 회장은 "고전명작들은 세계 여러 곳의 박물관과 순회 전시 등을 통해 그 가치가 점점 알려지고 있다"며 "이제 전설이 되어버린 이들 작품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커스
1957년 마르크 샤갈 作
미술품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디앙 회장은 "미술시장의 위기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험으로 볼 때 미술시장은 지난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며 "최근의 짧은 호황과 짧은 불황으로 미술시장을 속단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과 부동산 등 다른 투자수단과 비교했을 때 미술시장은 오히려 가장 가치하락이 적게 일어난 투자시장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몇 년의 호황기 이전부터 컬렉터들은 존재했고 이들은 경제적 호황이나 불황을 떠나 꾸준히 미술작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디앙 회장은 "따라서 미술시장은 꾸준히 존재하고 매력적은 투자시장으로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 파리에서 열린 이브생 로랑의 대규모 경매가 컬렉터들의 이 같은 열정을 잘 설명하는 본보기라는 것이다. 디앙 회장은 "현재의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이나 유명 전시장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술감상에 대한 교육,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술품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가 완전히 살아나면 미술시장은 호황을 맞게 되고 시장 또한 확장될 수밖에 없다는 게 디앙 회장의 전망이다.

미술시장에서 이윤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디앙 회장은 "지금처럼 경제적 불황이 왔을 때 다양한 미술품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는 많은 투자자들이 한발 뒤로 물러나 있기 때문에 원하는 미술작품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따라서 미술시장에 한 발을 담그고 관심을 가지면 오히려 좋은 작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그런 뒤 호황이 왔을 때 되팔게 되면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만리장성을 뛰어넘다
2008 쑤에송 作
투자의 관점에서 어떤 미술품을 골라야 할까.

디앙 회장은 "투자 측면에서 미술품을 사려면 국제적인 갤러리의 지원을 받고 있는 갤러리에서 진품 증명서가 첨부된 작품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하게 소개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일수록 가격이 표준화돼 있고 되팔기가 손쉽기 때문이다.

디앙 회장은 두 번째로 가급적 여러 대륙에서 사랑받는 작가의 작품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정 지역, 특정 그룹에만 인정받는 작품보다는 여러 층에서 인정받는 작품이 특정 시기를 뛰어넘어 영원한 걸작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작가 입장에서도 국제무대에서의 시험과 도전을 통해 지속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

디앙 회장은 "예를 들어 한국 작가인가 외국 작가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작가가 어느 국적이건 간에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작가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즉, 그 작가의 작품 세계가 글로벌하게 소개되고 있고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국제 무대에서 신뢰할 만한 기관의 평가와 후원을 받고 있을 때, 작품의 가치 또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앙 회장은 "오페라 갤러리의 전 세계 11개 지점에서 매년 두세 차례 정도 대규모 명작전을 비롯해 매월 소규모의 주제전, 작가전이 열리고 있다"며 "기획전시를 통해 미술품을 보는 안목을 키우고 좋은 작품을 고르는 전략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He is…

오페라 갤러리의 창업자로 세계 50대 미술화상에 손꼽히고 있다. 그는 전 세계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지분 51%를 자신이 소유함으로써 `아트 펀드`를 통해 구입한 미술품을 11개 글로벌 브랜치를 통해 유통시키고 있다. 그는 유럽상공회의소에서 인정한 미술상거래 허가증을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갤러리스트다.

[최은수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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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안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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