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2009. 5. 26. 15:36
“금속은 경외로운 나의 집”
성곡미술관 추상조각 원로 엄태정 씨 회고 展


‘쇠’에 대한 경외심으로 40여년간 금속조각 외길을 걸어온 엄태정(71,서울대 명예교수) 작가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타이틀도 일평생 쇠를 다뤄온 작가답게 ‘쇠, 그 부름과 일’로 달았다.

엄태정은 ‘한국 추상조각 1세대 작가’로 꼽힌다. 그는 학부시절(서울대 조각과)부터 ‘현대 추상조각의 아버지’라 불리는 브랑쿠지의 조각에 매료돼 추상에 빨려들었다. 또 기계를 수리하고 조립하는데 능했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알루미늄 강철 철 구리 황동 등 금속을 주로 다뤄왔다. 따라서 ‘추상’과 ‘금속’은 조각가 엄태정의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작가는 “흔히들 금속은 차갑고, 무겁게만 느끼죠. 그러나 금속은 아름다운 물성을 지녔어요. 늘 한결같고, 조용하며, 탄탄하죠. 금속은 ‘경외로운 내 집’이에요”라고 말한다.

 

 


엄태정은 대학원을 막 졸업한 1967년, 철용접기법으로 만든 ‘절규’가 국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무렵 작가는 철과 동판을 이용해 격정적인 앵포르멜, 즉 비정형미술을 추구했다. 이어 1970~80년대에는 기하학적 모더니즘에 함몰됐고, 1990년대부터는 물성과 사물, 시간과 공간을 논리적 조형언어로 빚어왔다. 최근에는 항공기 재료로 쓰이는 두랄루민(알루미늄 합금)에 도전하고 있다.

“나는 무언가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게 싫어요. 그냥 재료와 마주하죠. 그러면 어느 순간 쇠가 나를 부르고, 그를 따라가다 보면 작업이 나와요”. 그의 말처럼 이번 회고전에는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금속의 견고한 물질성을 자연스럽게 살린 작업들이 한데 모였다. 출품작은 조각 26점과 드로잉 26점. 6월28일까지. 02-737-7650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자료제공: 이안아트(www.iaanart.com)



Posted by 이안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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