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2009. 6. 5. 14:26
美 참전용사들 “한국戰을 역사속 교훈으로”
내년 60주년 앞두고 ‘국립박물관 건립운동’
최형두기자 choihd@munhwa.com
“잊어진 전쟁에서 영원히 기억되는 전쟁으로.”
미국에서도 한동안 잊어졌던 한국전쟁의 역사적 의미를 영원히 되새기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올해로 59년째, 내년이면 60년이 되지만 한국전을 후세의 미국인들에게 가르치려는 미군 참전용사들의 간절한 희망은 ‘한국전 국립박물관’ 건립운동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박물관 건립부지도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기념관 바로 옆이다.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링컨 대통령 기념박물관은 남북전쟁으로 찢어질 뻔했던 미연방을 지키고 미국인들을 분열의 늪에서 끌어냈던 링컨의 위업 때문에 미국인들의 영원한 순례지다. 건립부지 선정에서부터 한국전을 영원히 잊어지지 않는 역사로 만들려는 미국 참전용사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한국전 국립박물관 건립부지는 일리노이주 남부지방의 스프링필드시 중심. 이곳은 일리노이주의 주도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입문 이후 주상원의원으로 활동하던 무대이고 지난 2008년 대선출마 선언, 부통령 후보 지명선언을 한 역사적 장소이다. 특히 링컨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고 올해 200주년 행사 때문에 미국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전 박물관 건립부지는 스프링필드시 중심인 매디슨가와 5번가가 교차하는 블록이다. 바로 한 블록 건너 5번가에는 링컨 대통령 박물관·도서관이 있다. 한국전 박물관과 링컨 박물관 사이에는 스프링필드 방문객 센터와 박물관 버스주차장이 있다. 링컨 대통령 박물관을 구경온 사람들은 자연히 한국전 박물관도 함께 볼 수밖에 없는 위치다. 2개 관에 연면적 약 5100㎡ 규모.

한국전 국립박물관 웹사이트(www.kwnm.org)에 들어가면 참전용사들의 의지가 뚜렷이 엿보인다. “한국전에서의 희생은 공산주의 붕괴의 초석이 되었다. 한국전 국립박물관의 목적은 한국전의 역사적 중요성을 미국인에게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웹사이트에는 ‘한국전은 더이상 잊어진 전쟁이 아니다’는 문구도 선명하다. 한국전 국립박물관의 문장에는 ‘잊어진 승리(forgotten victory)’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한 한국전은 공산주의의 진군을 막은 최초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

웨스 스태플튼 한국전 국립박물관 추진이사회 회장은 “1997년부터 한국전 참전용사들 사이에서 한국전만을 조명하는 박물관을 별도로 만들자는 운동이 시작되어 전국적인 모금운동이 벌어지게 됐다”며 “부즈 앨드린 같은 참전용사들의 도움에 힘입어 전국적 모금운동은 활기를 얻었고 한국전 당시의 전투기 등이 일리노이주 랜토울의 임시부지에 전시되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07년 3월 한국전 박물관 추진위원회는 링컨 대통령 박물관 건너편의 부지를 확보했고 여기에다 세계 최고수준의 박물관을 지어 한국전의 역사적 중요성을 후세들이 영원히 새기도록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참전용사들이 나선 데에는 미국 정부가 워싱턴 DC 중심에 한국전 기념조형물을 세웠지만 많은 미국인이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모를 뿐 아니라 미국 고등학교 역사책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내용은 겨우 두 문단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전 국립박물관 건립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박물관 중 일부라도 2009년 5월 중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박물관 추진위측은 1단계를 2010년부터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만약 2010년까지 공사를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면 2007년 3월 스프링필드시가 배정한 57만달러의 예산은 다시 시로 귀속된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790만달러가 모금됐지만 상당부분의 돈은 전국적인 모금운동을 위한 우편배달비용 등으로 소진됐다. 2007년의 경우 237만달러가 모금됐지만 후원금 모금운동을 위한 디렉트메일 비용 등은 238만달러였다. 모두 1200만명의 미국인들에게 모금참여 우편물이 배달됐고 이중 약 8만5000명이 한 차례 또는 여러 차례 기부했다. 미국 내 한국 교민들뿐 아니라 한국 내의 관심도 절실한 실정이다. 한국전이 헛되지 않았다는 교훈을 되새기려는 박물관 건립운동이 한국전 발발 60주년인 2010년에는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참전용사들의 여망도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6-05

Posted by 이안아트

댓글을 달아 주세요